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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공연

쇼코의 미소 / 이갈리아의 딸들

by LUVLUD 2021. 1. 13.

1. 쇼코의 미소

 

 

재작년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책인데

한참 일본 불매 운동이 활발했던 중

책 제목에 '쇼코'라는 일본사람의 이름이 들어가서 유독 손이 안 갔던 책이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과거의 나를 매우 치고싶다.

 

2021년 현재를 살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사용해

담담한 문체로 쓰여진 단편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았고 공감이 많이 갔다.

 

역시나 다수가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읽었고

다음에 한 번 다시 읽으며 한편 한편 곱씹어보고 싶다.

 

 

 

 

2. 이갈리아의 딸들

 

 

충격.

이미 1975년에 이런 책이 있었구나.

 

정말 충격.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두 가지 이상한 감정.

 

하나는 후반부로 갈 수록 내가 점점 '맨움 해방운동'이 성가시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며

별로 응원하는 마음없이 읽어 나갔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결국 현실에서 여성으로서의 나는 정말 비참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내가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니 내가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난 권리를 위협하려는 세력이 하찮고 귀찮게 느껴졌고

결국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이 현재 이 사회에서 내가 '받을' 대접이라고 생각하니 서글퍼진다.

 

페트(풀네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의 심리묘사는 현재 내 마음과 너무 비슷해서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다.

상대방을 사랑하고 기존 관념에 맞추어 '정상적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은 나와

학습된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기 위해 그 손을 뿌리치고 혼자 나아가는 나.

페트는 후자를 선택했고 앞으로 나아갔다.

아직도 나는 답을 모르겠다. 답을 알고 있는데 눈을 감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읽는 내내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책장을 덮은 뒤 오히려 밀려오는 자괴감과 패배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모르겠다.

좀 더 공부하고 좀 더 고민해보고 좀 더 용기내어 행동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