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유럽

2018년 9월 26일 Seville → Granada

by LUVLUD 2018. 11. 5.

짧게 정리할 기운이 없어 주절글로 남기는 후기



1. 세비야를 떠나 그라나다로 이동하는 날이다.

24일에 2만보, 25일에 3만보를 걸은 후라 온 몸이 만신창이라서

호스텔에서 힘겹게 8시쯤 느즈막히 일어난다.


2. 전날 미리 그라나다로 가는 11시 48분 렌페를 예매해놓았다.

오전에 시간이 좀 있을 것 같아서

호스텔에 있는 1유로 짜리 세탁기+건조기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세탁 완료 후 내가 건조기를 쓰기까지 1시간 정도 기다려야했다.

기차 시간이 애매했던 나는 과감하게 건조만 코인빨래방에 가서 하기로 결정하고

빠르게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해 나왔다.


3. 스페인에서는 코인빨래방을 쉽게 찾아볼 수 있어서 참 요긴했다.

숙소에서 그나마 가까운 My Self Laundry Laundry (Calle Jesus del Gran Poder, 5)에 

빠르게 걸어가서 건조를 돌려놓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주변 카페를 찾았다. 


걸어서 1분 거리에 Orfeo 로 갔는데,

카페 분위기도 너무 아늑하고 커피 한 잔+빵 하나에 약 2.x 유로에 팔고 있었다.

진짜 이 카페 별 열개 주고 픔 ★★★★★★★★★★

안달루시아 물가 너무 그리워ㅠㅠㅠㅠㅠㅠㅠ

 

카페에서 혹시 아이스라떼 되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주문하고 기다렸는데,

점원이 네스프레소 커피 잔 두 개와 마치 은박지에 싸놓은 김밥같은 빵을 하나 주었다.

당황해서 열어보니 한쪽에는 뜨거운 라떼가, 한쪽에는 동그랗고 주먹만한 얼음이 있었다.ㅋㅋㅋㅋㅋ

얼음에 커피와 설탕을 넣고 저어 마시니 시원달달 ㅠㅠㅠㅠ


4. 빵은 먹지못하고 황급히 코인빨래방으로 돌아가서

건조가 끝난 옷을 꺼내 짐을 잘 싼 뒤,

버스를 타고 Sevilla Santa Justa 역으로 갔다.

세비야의 기차역을 검색하면 Santa Justa와 San Bernardo 두 개가 나오는데,

Santa Justa가 출발지고 다음 역이 San Bernardo 이므로

나는 이왕이면 불안하지 않게 출발역인 Santa Justa에서 탑승하는 것으로 예매를 했다.


그런데 기차역에서 내가 탈 기차번호를 보니 뭔가 공지가 써 있었다.

Transbordo Por Carretera Entre Antequera Santa Ana Y Granada


스페인어도 모르고 미리 들은 정보도 없어서,

당황했지만 저 전광판에 흘러가는 글자들을 하나씩 적어서 해석해보니

Antequera Santa Ana 에서 뭔가 환승을 하라는 뜻인 것 같았다.


급하게 검색해보니 중간에 문제가 있어서 기차가 그라나다까지 가지 못하고,

안테퀘라에서 버스로 갈아타는 루트였다.


일단 확인은 했다만 뭔가 찝찝하고 불안한 마음을 갖고 기차 플랫폼으로 내려갔는데

vending machine에 기사님이 물을 하나하나 채워넣고 있었다.

너무 목이 말라서 몇분을 뒤에서 기다리다가 

작업이 끝나자마자 하나 사서 기차를 탔는데,

반도 못 마시고 기차에 그대로 두고 내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차를 타자마자 티켓 검사를 했는데,

역무원이 안테퀘라에서 버스로 갈아타라고 말을 해주었다.


한 두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웅성대로

우르르 내리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불안한 마음에 주변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그라나다로 가는 사람들은 바로 여기서 내리랜다!!!


<Antequera Santa Ana> 전광판에 써있던 그 역에서 내려

줄줄이 나가는 사람들을 따라 버스를 타러 갔다.

다행이 내리자마자 그라나다 가는 버스 타는 곳을 알려주는 초록 표지판이

계속 길을 알려주고 있어서 길 잃을 위험 없이 버스를 잘 탑승했다.



5. 버스는 굉장히 쾌적하고 1.5층 정도의 높이라 주변 경치를 감상하기에도 좋았다.

기차에서부터 버스까지 이동하는동안 끝없이 늘어져있는 올리브나무들을 보며 놀라고

갑자기 툭툭 튀어나오는 멋진 산들을 보며 역시 스페인은 뭘 좀 아는 나라라는 생각을 하며 갔다 ㅋㅋ


6. 그라나다 첫날 숙소는 몬하스델카르멘

한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그 호텔

세비야에서 불편하게 호스텔에서 잤던 터라 그라나다에서는 무리를 해서 호텔을 예약했다.


객실은 깔끔했고 세련됐다기 보다 가구나 집기들이 오래됐지만 관리가 잘 된 느낌이었다.

광장 바로 앞이라 위치도 탁월하고 이동하기도 참 좋은 곳 강추!


7. 이상하게 화려하고 잘 정돈된 세비야를 본 뒤 상대적으로 덜 화려한 그라나다를 넘어와서 그런가,

그라나다 도착하자마자 터미널에서 시내까지 오는 길이 너무 험난했어서 그런가,

그라나다에 정이 붙질 않았다.


밖에 돌아다니고 싶은 맘도 없고, 컨디션도 점점 안좋아져서

호텔에서 뒹굴뒹굴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다가

겨우겨우 타파스 투어 할 동행을 구해서 저녁에 나가게 되었다.


8. 타파스 투어를 위해 모인 사람은 나 포함 여자 둘, 남자 둘

개인적으로 나같은 쫄보가 느끼기에도 스페인이 위험한 편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한밤중에 주로 술을 마시러 다니다보니 

일행 중에 한국말로 대화할 수 있는ㅋㅋㅋ 남자분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안심이 됐던 것 같다.


동행 잘못 구하면 별 또라이 같은 사람들도 많더만

다행이 좋은 분들 만나서

서로 지금까지 다녔던 여행 이야기도 많이 하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며 다니다 보니 네 군데나 다니며 타파스 참 원없이 잘 먹었다!

잘 먹고 잘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