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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공연

완벽한 날들 - 크리스천돈런

by LUVLUD 2021. 7. 19.

어느날 갑자기 다발성경화증(MS)을 앓게 된 젊은 남성이 겪는 물리적 심리적 삶의 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써내려간 책.
마침 다발성경화증에 대해서는 작년 교과서에서 '자가면역질환'의 대표적인 예시로 배웠던 기억이 있다.
내 몸의 면역체계가 내 신경세포를 공격해서 수초가 점차 파괴되고 신경전달에 이상이 생기면서 결국 여러 장애가 나타나는 질병이라고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 얕은 지식만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환자가 직접 겪은 전조증상과 다양한 임상증상뿐만 아니라 심리적 고통도 상세하게 적혀있다 보니 감정이입이 많이 되어 쉽게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또한 나도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이를 직면하기보다 회피하려 하고 나만의 생각에 몰두하여 직접적인 해결을 피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가의 성격이 나와 비슷한 것 같아 더 읽기가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그치만 이 작가에게는 어린 딸이 있었고, 아내가 있었고, 사랑하는 다른 가족들이 있었다.
이들을 생각하며 점차 자신의 증세를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치료 및 대처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참 다행이었다.

단순히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 뿐만 아니라 MS의 역사, 과학적 사실등에 대해서도 중간중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MS에 대해 여러 정보를 접하고 싶은 분들이 읽어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과거에는 MS라는 병의 정체도 확실하지 않았고, 치료법은 커녕 어떠한 증세가 나타나는지 파악도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여러가지 치료제들이 개발되어 있고 작가는 두가지 치료약 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갈등을 하게 된다.
평소에 뭔가 선택하는데 젬병인 나는 이런 경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그 책임은 오로지 내가 져야하는데
나도 같은 상황이라면 (과거에 비해 감사한 상황임을 알면서도) 약을 선택하는 그 과정조차도 너무 원망스럽고 고통스러울 것 같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특히 작가에게 공감을 많이 했다.

무튼 책의 마무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치료하고 상황을 직면하고 가족들과 함께 이겨낼 것이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되었다.
진심으로 크리스천돈런씨가 지금도 씩씩하게 MS와 싸워 이겨내고 있을 거라고 믿고 앞으로도 응원하고 싶다.

번외로 어떤 이는 매일 죽음을 겪는 직업을 가지고 살면서 우리가 '살아있는게 기적'이라고 하던데
이 기적같은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반짝반짝 빛낼 수 있을지 오늘도 고민만 깊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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