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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공연

이기적 유전자

by LUVLUD 2020. 7. 12.

정말 10년 동안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손이 안 갔던 그 책.

방학을 맞이하여 드디어 읽어보았다.

두서없는 독후감을 남겨본다.

 

1. 자기복제자인 유전자gene는 불멸의 존재이며

   '나'는 그 유전자를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해 줄 생존기계에 불과하다.

 

2. 생존기계의 표현형은 이기적 유전자가 계속 살아남기에 유리하게 진화되어 왔다.

 

3. 생물학적 자기복제자인 유전자gene와 비교하여,

   사회문화적 자기복제자인 meme은 우리의 생각, 의식을 타고 복제 및 전달된다.

 

4. 내가 유전자를 전달할 생존기계라면,

   왜 내 유전자의 표현형은 다음 세대에 나의 유전자를 전달할 의사가 영 없는 것일까?

   도태될 유전자라서 스스로 사라지길 원하는 것일까

   또는 자손을 낳아도 생존할 확률이 낮기때문에 시간 및 자원을 투자하지 않기 위해서인가

   결혼 및 육아를 하지 않겠다는 meme에 의한 나의 주체적인 판단일까

   어떤 요인이 개선되거나 변화한다면 유전자 전달 의지가 다시 생길 수도 있는 것일까?

 

5. 내가 유전자의 캐리어의 불과하다면, 그 생존기계가 없어지기전에

   세상에 나만의 meme을 남기는 것이 더 의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예술가들은 작품을, 철학자들은 사상을, 종교인들은 교리를 남기며 

   이것들은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잊혀지지 않는다.

   어쩌면 그게 내가 '인간'이라는 생존기계로서 개, 나무, 대장균과 같은 생존기계와 달리

   전달자 이상으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아닐까?

 

6. 이 책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살면서 겪는 많은 갈등이나 문제들이 결국

   이기적 유전자 때문(?)이라고 결론지어지는 것들이 많다.

   이 부분이 가장 혼란스러운 부분인데 지금도 곱씹어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생각의 꼬리를 물고 또 물어 돌고 돌다보면...

   결국은 내가 현재의 가치관과 표현형을 가지게 된 이유도

   이 거지같은 환경에서 이기적 유전자가 생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생각하면

   내가 갖고있는 여러 생각들에 대한 죄책감이나 부담감이 없어지기도 한다. 

 

7. 유전자는 이기적이지만, 결국 그 유전자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타주의가 우세한 세상이 유리하다.

   생물학책에서 만난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주제였다.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인간이 수 천년 동안 교육과 종교를 통해 선한 삶을 추구하는 걸 보면,

   우리의 유전자가 이 법칙을 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나는 자연에 놓인 하나의 개체로서 여러 역할 중 하나를 맡게 될 것이다.

 

8.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매파와 비둘기파중에 무엇을 선택할것인지, 배신과 협력 중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얼마전까지 나는 이타주의에 대한 회의감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스스로 이기주의로 살기를 원했는데

   이 파트를 읽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이 많아진다.

 

9. 뜬금없지만 리처드도킨스가 후반부에 자신의 후속 저서인 '확장된 표현형'에 대해

   자기 생애의 최고의 업적이라고 쓴 부분이 있었는데

   끊임없이 의심하고 탐구해야하는 학자로서

   스스로 확신할만한 결과가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고,

   그가 세상에 전하고자하는 meme은 오래도록 살아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 책의 내용이 너무 어려워 한 번 읽고서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아마 잘못 이해한 부분도 많을 것이다.

    1976년에 쓰인 책이고 그 동안 과학이 정말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는데

    현대의 나는 빡대가리인지 왜이렇게 이 책을 이해하는게 힘들고 어려울까?

    다음에 다시 한 번 읽으며 내용 및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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