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공연

작은 아씨들

by LUVLUD 2020. 8. 13.

일단 책 보자마자 900 페이지의 압박ㅋㅋㅋ

그치만 워낙 오만과 편견을 좋아해서 n회 읽은 경험이 있기에

이 정도 두께는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머리 깨질 것 같은 과학책 읽다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읽으니 너무 재밌었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우선 등장인물 설정이 오만과 편견이랑 정말 비슷하다.

가난한 집안에 네 명의 딸이 있다.

외모가 가장 뛰어나고 차분한 첫째 

말괄량이에 지식이 뛰어나고 글 쓰기를 좋아하는 둘째

차분하거나 조용한 셋째

말괄량이에 사치를 좋아하는 넷째

거기에 자애로우신 부모님까지 ㅎㅎㅎ

 

그중에서도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작은아씨들에서는 마치부부가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항상 현명한 판단만을 하는

완벽한 부모로 나온다는 점이다.

오만과 편견에서는 부모님들 때문에 아주 진절머리가 났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

 

거기다가 주변 친척들도 대부분 마치 가에 매우 협조적이었는데

오만과 편견에서 미스터 콜린스를 생각하면 작은 아씨들은 아주 순한맛이었다.

 

또 주인공격인 조가 어릴적 친구인 로리와 이어지지 않고

뜬금없이 막내 에이미와 연결되는게 굉장이 특이했다.

처음에 이 내용을 책을 읽기 전에 알게 되었을 때는

2부를 너무 읽고 싶지가 않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조는 로리에게 특별한 마음을 가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걸 잘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그 대신 나타난 상대가 대략 40대로 보이는 늙은 교수였다는게 문제지만 ^.ㅠ

지성을 중시하는 조가 한 선택이니 가까스로 납득할 수 있었다.

 

1860년대에 쓰여진 책이지만

마치 부인의 대사를 빌려 여성들에게 (그 시대에서 가능한)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메세지를 전달한 것도 좋았고,

에이미 같은 허영심 가득한 캐릭터가 그대로 고착되는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해지고, 어떤 면에서는 조 보다도 더 현실적이고 어른스러운 면이 있어보여서

후반부로 갈수록 에이미도 맘에 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누구나 그렇듯 베스와 이별하는 장면이었다.

네 자매 중에 가장 겸손하고 선행을 베푸는데 아낌이 없었던 베스가

하필이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다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결국엔 베스를 하늘나라로 보내버린 작가가 너무 미웠다.

우리 베스도 자기 꿈을 찾고 훨훨 날 수 있게좀 해주지ㅠㅠㅠ

 

또 배경이 미국이다보니

미국스러움(?)을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여전히 유럽 및 그 황실, 귀족들에 대한 동경이 크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아직까지도 그런 인식이 많다고 하던데....

이 책의 표현에서 처럼 세상에서 가장 민주적인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이

제국주의적 계급사회를 동경한다니 참 아이러니했다.

 

이 책이 쓰여진지 150년이나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삶의 모습은 크게 변한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네 자매가 하는 삶의 고민들이 나의 이야기처럼 잘 와닿았고

더 책에 잘 몰입할 수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영화도 한 번 봐봐야지.

 

 

'책과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건교사 안은영  (0) 2020.09.09
우울할 땐 뇌과학  (0) 2020.08.19
지구에서 한아뿐  (0) 2020.08.12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0) 2020.08.12
코스모스  (0) 2020.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