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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공연39

쇼코의 미소 / 이갈리아의 딸들 1. 쇼코의 미소 재작년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책인데 한참 일본 불매 운동이 활발했던 중 책 제목에 '쇼코'라는 일본사람의 이름이 들어가서 유독 손이 안 갔던 책이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과거의 나를 매우 치고싶다. 2021년 현재를 살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사용해 담담한 문체로 쓰여진 단편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았고 공감이 많이 갔다. 역시나 다수가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읽었고 다음에 한 번 다시 읽으며 한편 한편 곱씹어보고 싶다. 2. 이갈리아의 딸들 충격. 이미 1975년에 이런 책이 있었구나. 정말 충격.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두 가지 이상한 감정. 하나는 후반부로 갈 수록 내가.. 2021. 1. 13.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선량한 차별주의자 1.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나는 박막례 할머니의 편이다. 구독자가 수 만 명 정도일 때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처음 할머니의 계정을 알게 되었을 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전까지 나에게 유튜브란 이상한 관종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엽기적인 영상을 올리는 곳이었고 잘 접속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할머니의 영상을 접하고 나니 사전적 의미로만 접했던 '순기능'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확실히 느꼈다. 할머니가 처음 해외여행을 가서 사람들과 즐거워하고 여러가지 도전을 하시는 모습에 엄청난 감동과 충격을 받았고 바로 편이 되어버렸다! 책 내용은 그 동안 유튜브에 소개된 내용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만 할머니 어릴 적 이야기들은 읽으면 읽을 수록 참 씁쓸하고 보듬어드리고싶고 그랬다. 하필 유라피디.. 2021. 1. 13.
일의 기쁨과 슬픔 오랜만에 읽어본 단편소설 처음에는 한 권이 다 [일의 기쁨과 슬픔] 인줄 알았는데 짧은 소설들이 여러 편 함께 실려있었다. 모든 에피소드가 현재를 살아가는 20-30 여성이라면 쉽게 공감할만한 내용이었고 일상적인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낸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한 번에 딱 이해가 안 됐던 에피소드는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오피스텔에 성매매하러 오는 남자들을 관찰하는 에피였는데, 정작 B동 사는 주인공이 A동에 찾아갔을 때 평범한 여성이 살고 있는 것을 알게되며 끝난다. 그럼 그 남자들은 도대체 어디를 찾아왔던 것일까? 전단지의 모든 정보는 그냥 허황된 내용이었고 모두가 속은 것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는 '여자친구도 있고 능력도 있지만 회사에서 멋진 여자와 특별한 친구 관계인 나'에 취한 남자 에피.. 2020. 11. 10.
[넷플릭스] 보건교사안은영 아니....... 책으로 읽을 땐 젤리들 귀엽고 읽는 내내 그냥 유쾌하고 그랬는데드라마 왤케 기괴하게 만든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무서움 나 진짜 공포영화 못보는 사람인데 이거 어떻게 보냐고...그리고 내용 다 숭덩숭덩 잘려가지고 책 안 읽은 사람은배경 이해도 못하게 불친절하게 연출해놓고갑자기 내용 달라져서 안전한행복... 이런건 도대체 뭔지도 모르겠고아무것도 해결이 안 된 채로 시즌 1이 끝나버렸다.당연히 시즌 2 나올 것 처럼 엔딩 나긴 했는데너무........... 책이 재밌어서 기대를 해서 그런가 아쉬움 투성이다.잘만 만들면 더 재밌을 것 같은데!!!!!!너무 불친절하고 배우들 대사도 씹히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다. 드라마 다 보고 나에게 남은건중독성 있는 OST와 건강이 좋아진다좋아진.. 2020. 9. 30.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작가님이 마지막에 이 책은 오로지 쾌감을 위해서 쓰신 책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 목적을 120% 달성하신 것 같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판타지쪽 소설을 좋아했던 터라 읽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고 주인공인 보건교사 안은영씨의 캐릭터도 친숙하고 귀여운 면이 있어서 정말 정감이 갔다. 끝은 아기자기하게 인표와 함께하며 평범하게 마무리 됐지만 하나하나 옴니버스(?)식으로 에피소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참 유쾌하고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게 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던데 이것 때문에 처음으로 넷플릭스 구독하고 싶어짐 ㅠㅠㅠㅠㅠ 2020. 9. 9.
우울할 땐 뇌과학 평소에도 늘 생각이 많은 편이었고 무슨 일을 해도 미리 고민, 걱정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도 대학생때까지는 특별히 내가 '우울하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점점 성격이 부정적으로 변하더니 매일 회사에 나갈 생각만 하면 숨이 막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점점 견디기 힘들어지자 처음에는 틈만 나면 웃긴 예능같은걸 닥치는대로 찾아보면서 혼자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이 상황을 회피하려고 했었다. 그래도 점점 건강도 나빠지고 불면증도 심해지자, 이대로 혼자 버티는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동네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간 경험이 있다. 1회 약 30~40분 정도 되는 시간동안 상담사 선생님께 내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나 가족 외에 나를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2020. 8. 19.
작은 아씨들 일단 책 보자마자 900 페이지의 압박ㅋㅋㅋ그치만 워낙 오만과 편견을 좋아해서 n회 읽은 경험이 있기에이 정도 두께는 무섭지 않았다.오히려 머리 깨질 것 같은 과학책 읽다가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읽으니 너무 재밌었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우선 등장인물 설정이 오만과 편견이랑 정말 비슷하다.가난한 집안에 네 명의 딸이 있다.외모가 가장 뛰어나고 차분한 첫째 말괄량이에 지식이 뛰어나고 글 쓰기를 좋아하는 둘째차분하거나 조용한 셋째말괄량이에 사치를 좋아하는 넷째거기에 자애로우신 부모님까지 ㅎㅎㅎ 그중에서도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작은아씨들에서는 마치부부가 지나치게 이상적이고 항상 현명한 판단만을 하는완벽한 부모로 나온다는 점이다.오만과 편견에서는 부모님들 때문에 아주 진절머리가 났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 거.. 2020. 8. 13.
지구에서 한아뿐 얼마만에 읽어보는 산뜻한 느낌의 소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세랑 작가님 책들은 추천을 정말 많이 받았었는데, 한동안 책을 멀리했어서 머릿속으로만 읽어야지...읽어야지 했다가 겨우 빌리게 됐는데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나 나를 매우 치고 싶은 기분ㅋㅋㅋㅋㅋ 최근에 기욤뮈소 최신작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내가 예전에 이 작가 소설을 어떻게 읽었나 싶을 정도로 문체도 구리고 여성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도 너무 구닥다리라서 끝까지 읽지 못하고 내려놨던 경험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 취향도 변하게 되고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관점도 바뀌게 되면서 책을 찾는 기준도 많이 달라지게 되는데 정세랑 작가님의 책은 한동안 쭉 질리지 않고 읽게될 것 같다. 2020. 8. 12.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제시한 '분자가족' 개념이 너무 재밌었다. W2C4 이렇게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이 가족의 형태를 설명할 방법이 또 있을까ㅋㅋㅋ 30대에 접어들면서 앞으로의 삶의 양식과 거주에 대한 고민을 참 많이 하게 되는데 이 분들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의 모습을 정말 유쾌하고 받아들이기 쉽게 보여주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한편으로는 서울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느끼기도 했다. 다양한 직업적 기회가 있고, 그에 따라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그 속에서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가고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게 서울이 가진 진짜 매력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됐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기에 서울만 나가면 '시골쥐' 같은 기분이 드는 때도 있었고 무엇보다 전적대 .. 2020. 8. 12.